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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천천히 걸어가기
나이 들어가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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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일찍 뜨고 날이 따뜻해지고 있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한잔 들고 테라스에 앉아서 마시다 가만히 눈을 감아봅니다.
감은 눈으로 빨간 햇살이 느껴지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언제 일어났는지 아이가 무릎에 와서 앉더니
"아빠 머해?"
하고 물어봅니다.
"눈감으면 빨간 햇살이 보이네. 너도 감아봐."
아이는 지루한지 금새 가버리고 갑자기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렇게 완벽한 아침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좋은 아침입니다.
늘 일어나기 싫고 출근 시간에 쫓겨 겨우 일어나 씻고 달리기하듯 힘겹게 살아왔는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달라지네요.
세상과의 경기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조금만 변하니 세상이 달라보입니다.
'그냥 눈을 감고 있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왜 몰랐을까?'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세상은 변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만은 아니겠지만 변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 한잔 하는데 가만히 듣고 있는데 저를 보더니
'넌 마음이 참 부자인거 같다.'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아마 제가 느끼는 여유가 친구눈에 보였나봐요.
오늘 아침에 갑자기 제가 부자가 되어가고 있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