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걸어가기

동학개미운동 들어보셨나요 본문

카테고리 없음

동학개미운동 들어보셨나요

BUTTONH 2020. 3. 31. 20:10
728x90

주식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개미군단의 일원으로써 활동하며 주관적인 생각과 경험으로 주식 투자를 합니다.

큰 돈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오래도록 종목의 움직임을 살펴서 투자합니다.

그러다보니 우습게도 주가가 올라 돈을 버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주식이 많이 떨어지더니 점점 바닥으로 더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인들과 가끔 이야기 하는 카톡창이 갑자기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웃기지도 않는 토론 속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금 예금에 돈을 넣는건 바보짓이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인생역전의 기회가 왔다.", "가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주식하고 지인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지만, 이렇게 흥분하는 일은 처음 봤습니다.

평소 알고 있는 종목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던 우리는 모두가 앞다퉈 주식을 무리하게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는 적금깨고, 누구는 마이너스통장 등등 이렇게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주식은 우리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사면 떨어지고 사면 떨어지고 끝도없이 바닥으로 거기서 또 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나름대로 신나게 매수하던 사람들이 지쳐 쓰러지고, 하나 둘씩 입을 다물더니 카톡방이 조용해집니다.

롤러코스터처럼 하루8프로 떨어지고, 다음날 8프로 오르고 하던 와중 갑자기 카톡방을 캐우는 말 한마디

 

"지금 동학개미운동 이 봉기하였다. 개미들아 일어나라." 

 

기관과 외국인의 큰 돈이 시장을 빠르게 빠져나갔고, 그 자리를 개인투자자들이 채우고 채우고 또 채웠습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주식을 샀지만 오르기는 커녕 계속 떨어지면서 개미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동학개미운동' 이라고 정말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이름입니다.

우습기도 하고 개미의 한명으로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이 봉기했을 때도, 우리처럼 누군가의 작은 헛간이나 방에서 일을 도모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전국으로 농민운동이 퍼지며 나라를 뒤흔들 만큼 크게 일어났듯이 지금 동학개미운동도 전국의 개미들이 일어나 봉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합지졸이라해도 우리 개미는 가장 많은 수를 가지고 코스피를 꿋꿋이 버티던 한 기축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기다리기로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카톡방이 조용해지고 혼자 컴퓨터를 만지작하다 갑자기 동학농민운동이 기억났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의 끝이 모두 교수형을 당했던거 같은데.....

하하 아니겠죠.

확실히 저는 집행부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