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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 갇힌 삶

BUTTONH 2020. 6. 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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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시간이 생기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무엇인가를 했다.

이유는 늘 있었다.

고객이나 거래처랑 연락도 해야하고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도 해야하고, 재태크를 위한 주식과 경제채널도 살펴야했다.

그리고 심심할 때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유튜브를 보거나 넷플릭스로 영화도 보아야 했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만큼 평범하게 생활한다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주변 풍경이나 날씨, 출근길에 누가 내옆을 지나갔는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새싹을 본 기억도, 낙엽을 본 기억도 없다.

오늘 누가 내 옆을 지나쳐갔는지도 아무런 기억이 없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휴대폰을 보고 커피를 마실 때, 밥을 먹을 때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이 많았다.

짬짬이 이런 시간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정작 그리 급하거나 필요한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그런 시간까지 쪼개서 할 만큼 바쁘지도 않았다.

 

몇주동안 바깥에서 휴대폰은 노래를 듣거나 통화를 하는 용도로만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 다시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들이 눈속으로 들어오고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해진다.

내 삶은 여기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휴대폰 속 세상에 갇혀 살고 있었다.